☁ 도서 정보
도서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역할, 책임, 협력 관점에서 본 객체지향 |
저자 | 조영호 |
쪽수 | 260쪽 |
해당 책의 "02 이상한 나라의 객체"를 읽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 포스트입니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지식을 추상화하고 추상화한 지식을 객체 안에 캡슐화함으로써 실세계 문제에 내제된 복잡성을 관리하려고 한다.
객체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것은 지식과 행동을 구조화하는 문제다.
레베카 워프스브록(Rebecca Wirfs-Brock)
☁ 객체지향과 인지 능력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객체들이 모여 현실 세계를 이루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의 세계 역시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객체들이 모여 이뤄져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와 소프트웨어 세계 사이의 유사성은 여기까지다.
실행 중인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겉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와 유사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매우 이질적인 모습을 지닌 세계와 마주치게 될 것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목적
❌ 현실 세계를 모방하는 것
⭕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
➡ 따라서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살아가는 객체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객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 ex) 현실의 전등은 스스로 불을 밝힐 수 없지만 소프트웨어 세계의 전등은 스스로 전원을 조작할 수 있다.
◾ ex) 현실의 주문 금액은 사람이 계산하지만 소프트웨어 세계에서는 주문 객체가 스스로 자신의 금액을 계산한다.
☁ 객체, 그리고 이상한 나라
앨리스 객체
◾ 앨리스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앨리스는 자신의 키를 계속해서 변화시켜 문을 통과한다.
◾ 앨리스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앨리스의 키가 130cm인 상태에서 테이블 아래의 케이크를 먹을 경우 현재의 키보다 150cm 더 커진다면 케이크를 먹은 후의 앨리스의 키는 280cm가 될 것이다.
즉, 케이크를 먹기 전 앨리스의 키가 얼마였느냐가 케이크를 먹은 후의 키를 결정한다.
→ 앨리스가 문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면 앨리스의 위치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그러나 앨리스가 문을 통과하지 못했다면 여전히 천장이 낮은 긴 통로 안에 있을 것이다.
◽ 행동의 순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병안의 음료나 케이크를 먹는 행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 앨리스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 앨리스의 키가 작아지더라도 주변 사람들은 앨리스를 앨리스라고 부른다.
☁ 객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나라
객체
정의
객체란 식별 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자동차처럼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일 수도 있고, 시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구별 가능한 식별자, 특징적인 행동, 변경 가능한 상태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특성
◾ 객체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객체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객체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행동의 순서가 실행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객체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상태(state)
정의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왜 상태가 필요한가
어떤 행동의 결과는 과거에 어떤 행동들이 일어났느냐에 의존한다.(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항공권을 발권해야한다. 음료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자판기에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등)
앨리스가 문을 통과한다는 행동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방법은 앨리스가 과거에 케이크나 버섯을 먹었던 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앨리스가 과거에 했던 모든 행동을 기억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행동의 결과를 설명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인간은 행동의 과정과 결과를 단순하게 기술하기 위해 상태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의 모든 행동 이력을 설명하지 않고도 행동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다. 즉, 앨리스가 과거에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모르더라도 앨리스의 키와 문의 높이라는 두 가지 상태만 알면 문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기반으로 객체의 행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상태는 근본적으로 세상의 복잡성을 완화하고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상태와 프로퍼티
숫자, 문자열, 양, 속도, 시간, 날짜, 참/거짓과 같은 단순한 값들은 객체가 아니다. 단순한 값들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다른 객체의 특성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때로는 단순한 값이 아니라 객체를 사용해 다른 객체의 상태를 표현해야 할 때가 있다. 앨리스가 음료를 마시기 위해 벼을 들고 있다면, 객체지향 관점에서 앨리스는 음료에 관해 알고 있는 상태이며, 앨리스 객체와 음료 객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객체의 상태는 단순한 값과 객체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객체의 상태를 구성하는 모든 특징을 통틀어 객체의 프로퍼티(property)라고 한다.(앨리스의 경우 키, 위치, 음료) 일반적으로 프로퍼티는 변경되지 않고 고정되기 때문에 ‘정적’이다. 반면 프로퍼티 값(property value)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에 ‘동적’이다.
객체와 객체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링크(link)라고 한다. 객체와 객체 사이에는 링크가 존재해야만 요청을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즉, 객체의 링크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협력이 가능하다.)
링크는 객체가 다른 객체를 참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일반적으로 한 객체가 다른 객체의 식별자를 알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객체를 구성하는 단순한 값은 속성(attribute)이라고 한다. 앨리스의 키와 위치는 단순한 값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속성이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과 다른 객체를 가리키는 링크라는 두 가지 종류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객체는 자율적인 존재로 다른 객체의 상태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상태를 변경할 수도 없다. 간접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행동(behavior)
정의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상태와 행동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은 객체의 자발적인 행동뿐이다. 객체의 행동에 의해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것은 행동이 부수 효과(side effect)를 초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앨리스가 케이크를 먹는 행위는 앨리스의 키를 작게 변화시키고 케이크의 양을 줄이는 부수 효과를 야기한다.
상태라는 개념을 이용해 행동을 두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상호작용이 현재의 상태에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는가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 상호작용이 어떻게 현재의 상태를 변경시키는가
앨리스가 문을 통과하는 행동을 상태 관점에서 설명해보자. 이때, 문의 크기가 40cm라고 가정한다.
◾ 앨리스의 키가 40cm 이하라면 문을 통과할 수 있다.
◾ 문을 통과한 후 앨리스의 위치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야 한다.
협력과 행동
객체는 다른 객체와 메시지를 통해서만 의사소통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 수신한 메시지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면서 협력에 참여하고 그 결과로 자신의 상태를 변경한다. 이때, 다른 객체의 상태 변경을 유발할 수 있다. 앨리스가 음료를 마시면 앨리스 자신의 키가 작아지는 동시에 앨리스가 먹은 양만큼 음료의 양이 줄어야 한다. 즉, 음료를 마시는 앨리스의 행동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음료의 상태 변경도 유발한다.
객체의 행동은 이 두 가지 관점의 부수효과를 명확하게 서술해야 한다.
◾ 객체 자신의 상태 변경
◾ 행동 내에서 협력하는 다른 객체에 대한 메시지 전송
상태 캡슐화
현실 세계의 객체와 객체지향 세계의 객체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현실 속에서 음료의 양을 줄여 상태를 변경시키는 주체는 음료를 목 안으로 밀어 넣은 앨리스이다. 그러나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모든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율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음료 객체의 양을 줄이는 것은 음료 자신이다. 따라서 앨리스는 직접적으로 음료의 상태를 변경할 수 없다. 단지 음료에게 자신이 음료를 마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앨리스가 음료를 마시는 행동은 자신의 키를 작게 만든다. 따라서 앨리스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고 음료에게 자신이 먹은 양만큼 음료의 양을 줄여달라고 메시지를 전송한다. 이것이 앨리스가 음료를 마신다는 행동에 대한 모든 것이다. 음료의 양이 줄어들 것인지는 메시지를 수신한 음료가 결정할 사항이다.
이것이 캡슐화가 의미하는 것이다. 객체는 상태를 캡슐 안에 감춰둔 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다. 객체가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행동뿐이며, 외부에서 객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행동뿐이다.
객체의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외부로부터 전달된 메시지지만 객체의 상태를 변경할지 여부는 객체 스스로 결정한다. 사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부의 객체는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상태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행동을 경계로 캡슐화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객체의 자율성을 높인다. 자율적인 객체는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객체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객체의 지능도 높아진다.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의 지능이 높아질수록 협력은 유연하고 간결해진다.
식별자(identity)
객체가 식별 가능하다는 것은 객체를 서로 구별할 수 있는 특정한 프로퍼티인 식별자가 객체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객체는 식별자를 가지며 식별자를 이용해 객체를 구별할 수 있다.
모든 객체가 식별자를 가진다는 것은 반대로 객체가 아닌 단순한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값과 객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지만 객체는 식별자를 가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스템을 설계할 때는 이런 단순한 값과 객체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의
식별자란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구분하는 데 사용하는 객체의 프로퍼티다.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상태를 이용한 동등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해야 한다.
객체는 상태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식별자를 이용한 동일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할 수 있다.
값(value)
값은 숫자, 문자열, 날짜, 시간, 금액 등과 같이 변하지 않는 양을 모델링한다. 값의 상태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불변 상태(immutable state)를 가진다. 값의 경우 두 인스턴스의 상태가 같다면 두 인스턴스를 같은 것으로 판단한다.
값이 같은지 여부는 상태가 같은지를 이용해 판단한다. 값의 상태가 같으면 두 인스턴스는 동일한 것으로 판단하고 상태가 다르면 두 인스턴스는 다른 것으로 판단한다. 이처럼 상태를 이용해 두 값이 같은지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등성(equlity)이라고 한다.
상태를 이용해 동등성을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값의 상태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값의 상태는 결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 동일한 타입의 두 값이 같다면 언제까지라도 두 값은 동등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값은 오직 상태만을 이용해 동등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인스턴스를 구별하기 위한 별도의 식별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객체
객체는 시간에 따라 변경되는 상태를 포함하며, 행동을 통해 상태를 변경하는 가변 상태(mutable state)를 가진다. 타입이 같은 두 객체의 상태가 완전히 똑같더라도 두 객체는 독립적인 별개의 객체로 다뤄야 한다.
어린 시절의 나와 현재의 나는 키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두 사람은 동일한 인물이다. 따라서 나는 상태와 무관하게 동일한 사람으로 판단될 수 있는 일종의 식별자를 가지고 있는 객체이다. 객체 역시 사람과 유사하게 상태와 무관하게 두 객체를 동일하거나 다르다고 판단할 수 있는 프로퍼티를 가진다. 식별자를 기반으로 객체가 같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일성(identical)이라고 한다.
상태를 기반으로 객체의 동일성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객체의 상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시점에 두 객체의 상태가 동일하더라도 한 객체의 상태가 변하는 순간 두 객체는 서로 다른 상태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상태가 가변적인 두 객체의 동일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상태 변경에 독립적인 별도의 식별자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값과 객체의 차이점
대부분의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두 개념 모두 클래스를 이용해 구현된다. 객체지향 언어의 고나점에서 값과 객체 모두 클래스로부터 생성된 객체이기 때문에 문맥에 따라 그 의미가 혼란스워질 수 있다.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객체와 값을 지칭하는 별도의 용어를 사용한다. 참조 객체(reference object), 또는 엔티티(entity)는 식별자를 지닌 전통적인 의미의 객체를 가리키는 용어다. 값 객체(value object)는 식별자를 가지지 않는 값을 가리키는 용어다.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객체지향에 갓 입문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은 상태를 중심으로 객체를 바라보는 것이다. 상태를 먼저 결정하고 행동을 나중에 결정하는 방법은 설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1. 상태를 먼저 결정할 경우 캡슐화가 저해된다.
상태에 초점을 맞출 경우 상태가 객체 내부로 깔끔하게 캡슐화되지 못하고 공용 인터페이스에 그대로 노출되버릴 확률이 높아진다.
2. 객체를 협력자가 아닌 고립된 섬으로 만든다.
객체가 필요한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의 문맥 내에서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서다. 불행하게도 상태를 먼저 고려하는 방식은 협력이라는 문맥에서 멀리 벗어난 채 객체를 설계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협력에 적합하지 못한 객체를 창조하게 된다.
3. 객체의 재사용성이 저하된다.
객체의 재사용성은 다양한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상태에 초점을 맞춘 객체는 다양한 협력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사용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라는 진실은 가장 중요하고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문장이다.